곡예사

곡예사

  • 자 :국수용
  • 출판사 :이미지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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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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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군가의 손에 끌려 경이로운 세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것은 어른이 된 후에도 오랫동안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던 어린 곡예사 소녀와 불꽃을 돌리던 난쟁이 광대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그들이 며칠씩 꿈에 보이곤 했다. 세월이 흐른 후 잠시 잊었던 기억의 존재를 다시 찾고 싶었다. 어린 곡예사 소녀는 엄마가 된 후에도 여전히 그네를 타고 있었고 난쟁이 광대 역시 힘든 노구(老軀)로 무대를 지키고 있었다. 오랜 기억 속의 시간을 다시 찾을 수 있음은 대단히 행복한 일이다. 이제 그 행복함이 혹여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 사진기에 붙들어 둔다. 여기 사진들은 93년 겨울부터 97년 여름까지 동춘을 비롯해서 천광, 대우, 비룡 등 국내 현존하는 4개 서커스단을 기록한 것이다.

곡예사 아침부터 간간이 흰눈이 뿌렸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공연은 시작되었다. 곧이어 쇼를 시작하겠다는 안내방송이 있었고 전자오르간에서는 흘러간 가요가 처량하게 천막극장 안에 울려 퍼졌다. 객석이라고 해봐야 맨 땅위에 왕겨가 깔리고 그 위에 돗자리가 몇 장 던져져 있을 뿐. 그래서 사람들은 객석 뒤편,

드럼통을 개조한 장작 난로 가에 옹기종기 모여 관람을 한다. 오늘도 객석이 거의 빈 한차례 공연뿐이었다. 이들에게서 겨울은 길고 지루한 것이리라 느껴진다. 어쩌면 이들은 동면하는 유일한 인간인지도 모른다. 지난여름 극장 안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우레 같은 박수소리를 기억하며 다가올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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