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진의 신작 장편소설. 임진왜란 말기 전쟁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비참한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나라를 위한 것이지만 결국은 임금과 사대부의 나라를 위한 것인 조선의 선비 사상 때문에 수많은 억압을 견디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국가만이 절대선인가’라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진다.
소설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당시의 봉건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선 선비 안철영과, 대의명분이나 의무감보다는 남편과 자식을 더 소중히 여기며 현재의 삶에 충실한 유이화를 중심으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낯선 땅으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서글픈 삶을 보여준다. 또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임금과 대신들을 통해 당시 조선의 상황을 냉철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