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는 인간 존재의 참모습을 아주 극명하게, 그리고 무자비하게 드러내 보인다.
카프카는 문학에 가장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카프카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주제로, 피할 수도 없고 변화시킬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 무력한 인간의 암중모색을 그린 소설을 썼다. 카프카 이후부터 문학은 감동이나 교훈을 주는 장르가 아니라 독자를 경악케 하고 절망케 하고 인간의 존재 조건을 숙고해볼 것을 요구하는 장르가 되었다. 자본주의의 악마적인 비인간성, 관료주의의 전횡을 묘사하는 듯하면서 그것을 역사적 · 사회적으로 어떤 개별적인 상황이 아닌 인간 존재의 영원한 조건으로 인식하고 그 부조리성을 문학의 주제로 삼은 것, 이것이 카프카 문학의 위대한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