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의 음식 에세이.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우리네 음식과 사람 관계의 '진짜 맛'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작가가 거쳐온 곡절 많은 세월과 장소에 얽힌 음식 이야기가 맛깔스러운 문장 속에 담겼다. 2001년 출간된 <노티를 꼭 한 점 먹고 싶구나>(이후 '황석영의 맛과 추억'으로 제목 바뀜)를 새롭게 펴낸 개정판이다.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의 메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소박한 음식들이다. 어린 시절 옆집 소녀가 쥐여주던 누룽지, 김일성 주석과 먹었던 언 감자국수, 군대 시절 철모에 삶아 먹은 닭. 남도와 제주 등지의 향토 음식이나 감옥에서 만들어 먹었던 부침개도 빠지지 않는다.
절집에서부터 전쟁터, 북한, 감옥, 유럽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맛본 온갖 음식들로 짚어나간 작가의 인생 이야기가 살갑게 가슴을 적신다. 그 안에는 좌절과 아련한 슬픔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 황석영이 만난 사람들은 그러한 현대사의 그늘 아래 살아간 우리 이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