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천재성으로 격정적인 삶을 살았지만, 결코 그 삶이 길지 않았던 요절 화가들의 불꽃 같은 운명을 담았다. 이 책은 스스로 감당해낼 수 없는 광기와 예술혼, 치유 불가능한 고독, 죽음과도 맞바꿀 만한 사랑으로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지고 살다 간 열 두명의 화가들에 대한 비망록이다.
책은 시대적인 흐름을 따르기보다는 주제별로 작가를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애절한 사랑 끝에 자멸한 이중섭과 손상기를 한 범주로 묶었으며, 활동 시대는 다르지만 여류화가인 나혜석과 최욱경을 함께 소개했다. 이밖에 남인이라는 신분의 한계로 일찍이 관직에의 미련을 버리고 그림으로 대항했던 윤두서, 육체적 장애라는 절망의 뿌리를 예술에의 열정으로 미친듯 분출한 구본웅 등 세계와 불화하며 기꺼이 예술에 순교했던 이들의 애틋한 삶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