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역사 속 인물들의 모순과 내적 갈등을 따뜻한 인간애로 승화시킨 역사소설의 백미. 대한민국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1986), 한무숙을 한국의 대표적 작가로 널리 알린 작품「만남」. 다산 정약용과 그의 조카 정하상을 두 축으로 초창기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와 박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전혀 다른 두 개의 세계 동양과 서양, 유교와 가톨릭,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부딪치며 발생하는 문화적 충돌과 혼란, 화해와 하나됨의 과정이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특히 인간이기에 누구나 품게 되는 존재론적 질문-역사적 대의와 종교적 진리, 개인적 욕망 사이의 갈등과 대립, 그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약점과 모순을 이해와 관용으로 감싸는 작가의 시선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