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특이한 이인칭 화법으로 쓰여진 익명의 일기. 런던의 출판사로 투고된 이 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여자의 불온한 행적을 따라가고 있다. 자신을 오르가슴에 눈뜨게 해준 순간들에 대해 낱낱이 적은 이 충격적인 원고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영국의 신문기자들이 원작자를 찾아 미친듯이 뛰어다니게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엄마에게도, 심지어 남편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여자들만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섹스에 관한 이야기가 낱낱히 공개되어 있다.
이 소설은 오로지 자신을 위한 기쁨과 만족 그리고 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꿈꾸지만 결국 절망하고 마는 한 유부녀의 적나라한 고백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섹스를 하는 도중 여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가장 은밀한 생각과 상상이 더할 나위 없이 사실적으로, 아무런 여과 없이 표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설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마치 이 소설 속의 화자가 이땅의 모든 '아내'를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