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사라진다면? 세종대왕 동상이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늘을 우러러 대성통곡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영어 공용화로 인해 한국어가 자취를 감추게 되는 상황을 가상으로 꾸며 쓴 이야기다. 영어 공용화 실시 이후 500년, 타임캡슐에서 사라진 한국어를 발견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어의 소멸과 함께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영어 공용화에 대한 논쟁은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 모두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며, 대부분 이론에 치우쳐 있어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저자들은 영어 열풍에 밀려 점점 초라해져 가는 모국어의 현실에 대해 좀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함께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충분한 가능성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허무맹랑하게만 들리지는 않으며, 저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낮춤으로써 사람들이 영어 공용화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