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계몽주의 이후 수백 년 간의 소설사를 관통하는 에로티시즘을 분석했다. 쉽지 않은 주제지만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 읽을수록 재미가 느껴진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부터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 그리고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미셸 우에벨의 <소리립자>등 인류 역사의 흐름속에서 때로는 무시되었고 때로는 금기시되었던 에로스가 문학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변천되어 왔는지를 깊이 있게 통찰했다.
작품별, 테마별로 예문을 발췌해 더욱 흥미로움을 주며,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한 화가의 도판을 실어 재미를 더해준다. 사회적으로 보잘 것 없는 여자하고만 성교가 가능했다는 괴테, 귀족 집안 유부녀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적 출세를 꿈꾸었던 발자크나 스탕달, 기묘한 변덕으로 죽을 때까지 아내에 대한 증오심을 버리지 못했던 톨스토이 등 작가들의 개인사 안에 있었던 성적인 문제들을 들여다보면서 현대인의 일상사 또한 함께 되돌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