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 있는 빛
- 저자 :이경자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4-08-18)
- 대출 0/5 예약 0 누적대출 7 추천 0
- 지원단말기 :PC/전용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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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두 곳에 떨어져서 살던 부부의 이야기
아내는 창가에 서서 오래오래 밖을 바라보고 있다. 몇 번이나 집에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는 통에 남편은 아내를 의심한다. 몸은 남편 곁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멀리 가버린 아내였다. 부부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다룬 이경자의 단편소설이다.
“나를 피하지 마세요.”
청년이 말했다.
그 여자는 그 말소리가 너무 작아서 알아 듣지 못했다. 그러나 자석에 끌리는 것 같은 모습으로 청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코 앞까지 닿아서 청년이 안으려 할 때, 그 여자는 바싹 마른 허물처럼 청년의 발치로 바스러져 내렸다. 순간, 청년의 몸이 휘청거렸다. 그의 충혈된 눈에 고통의 빛이 어른거리며 내려 감겼다. 감긴 눈에서 눈물이 비집고 흘러내렸다. 눈물은 그렇게 잠깐 흐르다가 멈추었다.
청년은 허리를 굽혀 바스러진 허물을 잡았다. 흐물흐물 여자가 딸려 일어났다. 청년은 여자를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맞은 켠에 앉았다.
“죽을 죄를 졌어요. 내가 나쁜 여자예요”
여자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청년은 세차게 도리질을 했다. 거의 1분 동안이나 그렇게 머리를 가로저었다. 잠시 무슨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도리질을 계속하곤 하는 거였다.
- 본문 중에서
아내는 창가에 서서 오래오래 밖을 바라보고 있다. 몇 번이나 집에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는 통에 남편은 아내를 의심한다. 몸은 남편 곁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멀리 가버린 아내였다. 부부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다룬 이경자의 단편소설이다.
“나를 피하지 마세요.”
청년이 말했다.
그 여자는 그 말소리가 너무 작아서 알아 듣지 못했다. 그러나 자석에 끌리는 것 같은 모습으로 청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코 앞까지 닿아서 청년이 안으려 할 때, 그 여자는 바싹 마른 허물처럼 청년의 발치로 바스러져 내렸다. 순간, 청년의 몸이 휘청거렸다. 그의 충혈된 눈에 고통의 빛이 어른거리며 내려 감겼다. 감긴 눈에서 눈물이 비집고 흘러내렸다. 눈물은 그렇게 잠깐 흐르다가 멈추었다.
청년은 허리를 굽혀 바스러진 허물을 잡았다. 흐물흐물 여자가 딸려 일어났다. 청년은 여자를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맞은 켠에 앉았다.
“죽을 죄를 졌어요. 내가 나쁜 여자예요”
여자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청년은 세차게 도리질을 했다. 거의 1분 동안이나 그렇게 머리를 가로저었다. 잠시 무슨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도리질을 계속하곤 하는 거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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