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 흰 소가 끄는 수레 3

골방 - 흰 소가 끄는 수레 3

  • 자 :박범신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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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산의 집필실에 머물다 오랜만에 서울에 돌아온 그는 한밤중에 막둥이가 몰래 집을 빠져나와 어머니가 몰고 다니는 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동승한다.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아버지를 완력으로 꺾어 이기는 데 관심이 많았다.

어머 니,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말하지 않는 무기(無記)의 자궁 속, 깊고 깊은 골방을 향해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과거로 거슬러오르던 그는 젊은 시절과 어린 시절을 거쳐 태어나던 순간의 숨막히는 순간과 조우한다.





무엇인가가, 어떤 순간, 내 머리를 강타했다. 그것은 이제까지 내가 오관으로 만지고 확인한 원형적 결론과는 다른 직관이었다. 나는 발작적으로 책을 집어던지고 일어섰다. 신월(新月), 발아(發芽), 에로스, 그리고 검은 달, 죽음, 파괴라는 따위의 낱말들이 두서없이 떠올랐다. 차고 기울고, 차면 생육(生育) 기울면 사멸. 달의 결영(缺盈)이 생명의 본원처럼 영속적일망정 오늘은 초하루‥‥ 달도 뜨지 않는 죽음의 삭(朔)이었다. 놈은 죽어 암흑 속에 묻혔으니 내 살과 뼈를 녹일 수도, 내 영혼의 심지를 뽑을 수도 없을 것이었다. 전신이 탱탱히 부풀어오르는 것을 나는 느꼈다. 그것은 뜻밖에도 분노였다. 고향집을 향해 달려갈 때의 분노조차, 고향 집터에서 내가 똑똑히 보았던 어머니, 누나, 부러진 가위, 그 모든 것조차 그렇다. 그것은 알고 보면 모두 교묘하게 짜인 만월의 속임수가 아닌가. 안아줘. 안아줘 엄마. 목메어 무릎 꿇었던 내 자신의 모습은 치욕스럽기 그지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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