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는 발칙하고 뻔뻔스러운 ‘뒤집기’를 통해 이제까지 익숙하게, 혹은 당연하게 이해되고 분류되어온 역사와 사실들을 뒤흔든다. 1930년대 일제식민지 경성, 그 모던타임즈의 막힌 회로 속에서 붕붕거리는 남녀의 실존을 한바탕 활극으로, 한 편의 한여름밤의 꿈으로, 가볍게 우스꽝스럽게, 그러나 현대가 부여하는 권태가 우수와 함께 포착하는 이 작품은 싸잡아 ‘근대’라고 불리는 모든 기제들을 비웃으며 ‘지금 - 여지’의 문제의식을 발랄하게 되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