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불쑥 나타나 대성통곡을 하던 윤해를 보며 느꼈던 호기심이 사랑이 된 건지, 책을 뒤집어 꽂아놓고 가는 윤해를 보며 내일도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사랑이 된 건지, 상처받은 얼굴로 나타나 윤해의 편이 되고 싶었던 그 날 그 마음이 사랑이 된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인 것처럼 지내왔던 날들 중 어느 한 날부터 시작되었을 이 몽글몽글하고 말랑말랑한 감정덩어리가 가슴 전부를 차지해 버려 잘라내곤 살 수 없게 되어버렸을 땐, 이미 윤해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었을 뿐이다.
김선민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녀가 나를 보고 웃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