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2018

고령사회 2018

독일 〈슈피겔〉지 12주 연속 종합 베스트 1위·코린느 상 비소설 분야 수상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거의 혁명적이다

혁명적 발상을 위한 책!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 출산율을 낮추는 생물은 일찍이 없었다. 이런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노인학협회 존 핸드릭스 회장은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거의 혁명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특히 심각성을 띠고 있는 것은 바로 고령화의 속도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고령 인구 비율이 7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을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프랑스가 156년, 영국이 92년, 미국 86년,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80년, 일본이 36년 소요된 반면, 우리나라는 26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가?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분석!



이 책은 독일 최고 일간지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의 자연 및 과학 분야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발행인을 맡고 있는 프랑크 쉬르마허가 독일의 저명한 학자, 저널리스트, 예술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독일 및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전 세계 고령화 사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국제 사회와 우리나라가 직면하게 될 다양한 노인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그러한 현실 속에서 어떠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구축하고 함께 상호작용해 나가야 하는지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또한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개인 등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우리나라 역시 피해갈 수 없는 현상이다. 이에 성신여자대학교 ‘노인교육전문가과정’의 강의를 맡고 있는 박선민 씨의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등 서구 사회에 맞추어진 원서에 한국의 고령화 상황을 분석, 첨가해 편집했다. 이 책은 2005년 출간되었던 것으로, 사회구조적인 현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삶의 방식을 구축해 나가자는 의도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으로 재출간한 것이다.





시작된 세대 전쟁



늙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유례가 없는 규모로 늙어가고 있다. 개인들만 늙어가는 게 아니다. 모든 민족들이 늙어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전보다 더 오래 살고, 더 적은 자녀를 낳는다. 인구의 원동력은 이제 출산이 아닌 사망에 의해 결정되고, 사회와 문화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른 뒤처럼 흔들리고 있다.

통계청이 2005년 1월 19일 발표한 ‘장래 인구 특별 추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2005년 4,829만 4천 명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하다가 2020년에는 4,995만 6천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차 줄어들어 45년 이후인 2050년에는 4,234만 8천 명에 머물 것으로 밝혀져 약 595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2050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래 함께 머물기 시작했고, 시간은 정지한 듯 보인다. 우리 중 다수는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와 동시에 이 세상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노인의 숫자가 자녀의 숫자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인류의 짐으로 뒤바뀐 장수(長壽)



한때 만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도로를 달렸지만 세월이 가면서 점점 짐이 되더니 마침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마는 자동차 신세와 같다. 늙어가는 생명체에게 사회는 고통만 줄 뿐이다. 고물 자동차 주제에 고속도로에서 얼른 비켜주지 않는다고 바짝 추격하며 위협하고, 덜덜거린다고 구박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오물 덩어리 취급을 하다가 결국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아예 도로나 광장에 출입 자체를 막아버린다. 지상 최대의 축복으로 여겨졌던 장수(長壽)가 이젠 인류의 짐으로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는 생산이 가능한 연령층(15~64세)의 규모와 비중을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구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고령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가시켜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성장 신화가 붕괴되어 나누어 가질 파이가 줄면 파이의 분배를 둘러싼 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고령자 복지 대책을 요구하는 퇴직자와 그 부담 의무를 지는 생산연령층 간의 세대 간 갈등은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세계 어디나 노인들에 대한 ‘통속적인 고정관념’이 생성되어 있다. 노인들은 병들었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으며, 신체 및 정신적으로 비생산적이라는 것이다. 노화는 환경 및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에 대한 부정적인 형태의 고정관념은 사회를 넘어서 개개인, 심지어 노년층 자신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초로의 나이부터 이미 자초한 무능과 사고 능력의 상실을 낳는다.

한국 사회에서도 40세는 위기의 세대로 인지되고 있다. 20, 30대의 젊은이들은 40세가 되기 이전에 경제·사회·가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만약 원하는 만큼의 부와 명예를 소유했다 할지라도 40대 이후의 나이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미래로 치부된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 사회를 처리하는 방식과 함께 ‘나이 든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우리의 의식을 보여준다.

우리는 늙는다는 사실에 대해 당당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노화에 따른 변화에 적응하고, 애정 어린 시각으로 세상과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란 없다!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2020년대부터 퇴직하기 시작한다. 세계대전을 겪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는, 세계의 정치·문화·경제를 완전히 뒤바꾸어놓았다. 과거 세계 변화의 중심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러므로 비록 늙고 은퇴를 한다 해도, 앞으로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고령화로 빚어지는 노인 문제에 있어서도 강력한 여론 집단으로 성장할 것이다.





마음 푹 놓고 늙어라!



고령화 현상은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올바른 정의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보다 적극적인 사고로 미래 사회의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 훗날 다수의 노인이 될 지금의 젊은이들에겐 아직 역사적 기회가 남아 있다. 그러므로 생존의 본능으로라도 노화에 대한 차별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30년 안에 영혼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학문은 오래전부터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수정해왔다. 우리는 이런 획기적인 문화 혁명을 선도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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