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자 :우석훈
  • 출판사 :레디앙
  • 출판년 :2010-01-15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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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이후 2년… 여전히 현실은 비루하다!

20대들을 위한 새로운 판 짜기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88만원 세대》가 나온 지 2년이 지났다. 그 뒤 20대 삶은 나아졌는가.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시기를 버티고 있는 중’이라는 저자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20대를 포함해 우리 삶이 더 곤두박질치고 있음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20대만 놓고 보면, 국가가 정책적으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대폭 깎고 행정인턴을 비롯해 인턴제를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등 노동 조건과 고용 상태가 더 불안정해졌다. 현실이 이런데도 2년 전이나 지금이나 20대들 사이에선 어떤 동요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88만원 세대’를 위한 운동론



이 책은 《88만원 세대》 후속 편이다. 저자가 2008년 연세대에서 조한혜정 교수와 함께 진행한 〈문화기술지〉 수업과 같은 해 성공회대에서 〈환경과 사회〉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주고받은 얘기들이 토대가 되었다.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아주 강성의 운동권은 아니지만, 이건 아니라고 문제의식은 있는 조금은 유순한” 이들이다. 《88만원 세대》가 88만원 세대들의 출현을 사회구조적으로 분석했다면,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88만원 세대들이 자신들을 그런 구조 속에 몰아넣고 가둔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는 까닭을 짚어보는 한편 이런 사회 구조에 금이 가게 할 운동론을 펼친다.

《88만원 세대》가 10만 부 넘게 팔리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이 책의 주독자였던 20대들은 누구에게 짱돌을 던지라는 거냐며 갑갑해했다. 이 때문에 출간 후 저자 역시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번 책에서, 완성된 권리선언문은 아니더라도 20대에게 꼭 필요한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 교육권 들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운동론을 제시하는 데 무게를 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말처럼 저자는 88만원 세대에게 “병 주고 약 주는 도사”를 자청하고 있다. 불안정한 고용, 비정규직, 재난의 시대를 살게 되는 세대에게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을 지어 준 후 못내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88만원 세대들이 구조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발목을 잡고 막아서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의 몸과 영혼을 잠식한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된 ‘공포’다.



이런 20대들을 공포에서 벗어나 해방시켜 줄 ‘구원자’는 누구인가. 20대 문제에 관심이 많고 20대들을 대변하기 시작한 앞 세대들인가. 그들은 일종의 ‘대리인’일 뿐 20대 문제를 풀 열쇠는 결국 20대 손에 쥐어져 있다. 여기서 저자는 여느 당사자 운동과 다른 20대 운동의 특징을 찾아낸다. 20대 운동은 ‘당사자’들이 계속 바뀌며, 이런 이유로 지금 20대들이 집단적으로 청원해 제도를 바꾸더라도 그들이 수혜자가 되기는 좀 어렵다. 10대가 오히려 20대 운동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10대와 20대의 연대를 제안한다.





시민단체 만들고 정계에도 발 담그자



그럼, 당사자 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 저자는 20대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시민단체를 직접 조직하는 한편, 기존 정당에 들어가 20대들을 위한 정치도 펼치자고 제안한다. 시민단체를 만들기 위해선 20대든 10대든 일단 1만 명만 모여 보자 한다. “한국에서 20대 당사자 운동이 중앙형 조직이든 개별적인 별도의 조직이든 조직을 갖추고, 시민운동으로서 회원이 1만 명이 넘어서는 순간 혹은 언젠가 1만 명이 넘으리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순간, 장담하건대 한국에서 혁명보다 더 큰 사건이 일어”나리라 확신해서다. 정치운동은 기존 정당의 빈 자리를 찾아 들어가되 지역에서부터 차근차근 정치인으로 커 가는 게 좋겠다고 한다. 20대들이 그 지역 또래들의 지지를 받아 표를 얻고,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면서 그 지역 20대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운동 방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는 20대들이 지금보다 나은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도 둘러본다. 그중 하나가 노조 조직이다.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2인만 모여도 노조를 꾸릴 수 있다. 기존 노조가 없는 단위 사업장과 지역에서 노조를 만들 수 있으므로, 영등포 편의점 알바노조 혹은 강남 주유소 알바노조 같은 것도 상상해 보자 한다.

이런 운동 방법에 이어 저자는 68혁명과 차티스트 운동을 참고할 만한 운동 방식으로 제시한다.





혁명, 그 늙지 않는 파토스



겁먹고 쫄아 있는 20대들이 쓸지 어떨지 알 순 없지만, 저자가 20대 손에 쥐어 준 것이 다름아닌 ‘혁명’이라는 말이다. 조한혜정 교수 말처럼, ‘혁명’이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내용이 아주 다를 수 있지만, 꺼지지 않는 불씨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혁명은 작은 만남을 통해, 한마디의 말, 책에서 읽은 한 문장을 통해서도 심어지는 불씨고, 그 불씨는 한번 만들어지면 결코 꺼지지 않는다. 스멀스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면서 크고 작은 기적들을 일으키고 절망을 희망으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물론 여기서 혁명은 8, 90년대 학생 운동권이 비장하게 써 내려가던 핏빛이 연상되는 글자는 아니다.



저자가 혁명이란 말을 20대들에게 건네는 이유는 “지금 한국의 20대 특히 대학생들은 아직 출구나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지만, 출구나 돌파구를 뚫으려는 에너지만큼은 지구를 삼켜 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가슴속에 들끓고 있”으며, “이 에너지가 혁명 자체든, 혁명에 버금가는 변화든, 누구도 상상 못했던 방향으로 돌출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근거로 저자는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던 이들이 하나둘 방 ‘밖’으로 나오고 있으며, 옆방 친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노라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신과 고립이 아닌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회복하는 것이, 20대들을 자꾸만 구조 속으로 밀어넣으려는 세계에 구멍을 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0대들의 20대 관찰기



이 책은 전체 3장과,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20대를 분석한 글을 엮은 〈그들은 관찰한 것일까, 관찰된 것일까〉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이 책의 원재료에 해당되는 〈그들은 관찰한 것일까, 관찰된 것일까〉를 보면 지금 20대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학생들 글은 모두 7편 실려 있다. 이 책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20대 학원강사로 살아남기〉에선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로 홍보되지만 실상은 피폐하게 비인간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학원강사들의 삶을, 〈방살이, 혁명적인?〉에서는 낮은 임금과 치솟는 집값에 스무 살이 넘고도 떳떳하게 살 공간 하나 없는 지금 20대들의 주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패션좌파, 패션으로부터 혁명을 꿈꾸다!〉에서는 한 20대가 상상하는 진보와 좌파 이미지가, 〈나는 왜 예뻐지고 싶었나〉에서는 사회에서 강요하는 ‘예쁨’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자유롭게 놓여나는 과정이 보인다. 〈웃으면서 울기〉는 학자금 빚은 쌓여가는데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웃어도 속으론 울 수밖에 없는 대학생의 모습을, 〈탈학교 그 후〉는 스펙을 쌓아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는 대학생들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글인 〈‘잉여’들의 새로운 시작〉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잉여인간’으로 취급되는 지금 20대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금 20대들은 집단에 대한 공포로 인해 서로 고립돼 있으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되레 ‘불신’이 정체성인 양 안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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