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약을 끊어야 하는가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는, 〈면역혁명〉이란 저서로, 작년 한 해, 건강서로는 예외적으로 20만부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우며 일본에 ‘면역신드롬’을 일으켰던 저자의 최신간이다. 〈면역혁명〉이 인체의 면역력, 다시 말해 질병에 대한 인체의 자연치유 메커니즘을 현대의학의 입장에서 새롭게 해명한 것이라면, 이 책은 면역력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친절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는 그 제목에서 드러나듯, 일반적으로 병을 치료한다고 생각하는 약이 실제로는 인체에 중요한 스트레스 원인임을 지적한다. 저자는 만병의 근원을 스트레스(협의의 스트레스 · 과로 · 고민 · 약물 남용)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자신이 발견한 ‘백혈구의 자율신경지배 법칙(후쿠다-아보 이론)’의 관점에서, ‘스트레스(약물남용)→교감신경의 긴장→자율신경의 균형 파괴→면역력의 저하’로 이어지는 과정을 풍부한 임상 사례들과 결부시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통증을 비롯한 인체의 불유쾌한 반응들은 조건반사적으로 약을 통해 다스려야할 대상들이 아니라 인체가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유의미한 지표로, 이런 인체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체의 반응에 대한 즉각적인 약물 치료는 오히려 낫고자 하는 인체의 자연치유 노력을 억제해서 결국 만성질환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약을 끊으라’고 해서, 저자가 현대의학의 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현대의학에 내재된 도그마들, 다시 말해, 지나친 분석주의와 단편적인 지식에 대한 집착, 약물 남용과 환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경시 등이 의학이 가야할 진정한 방향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통합’과 ‘균형’의 입장에서, 인간의 본래적인 생체의 ‘자기방어’와 ‘자연치유능력’인 인체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의학의 본령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면역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현재 현대의학의 치료방법이나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종 다기한 민간요법의 경우도 그 효과나 설명방식에 대해 신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서양의 현대의학과 의학의 본령 밖으로 밀려나 있는 동양의학의 담론 사이에서 일반인들은 몹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 아보 도오루와 이 책에 소개된 5명의 의사들은 현대의학의 최첨단에서 이른바 동양의학적인 방법들을 상황과 맥락에 맞게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고 있으며, 놀라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 그룹이 갖는 강점은 탄탄한 이론적인 기반과 이에 근거한 임상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서양의학을 전공한 전문의들이지만, 동양의학에도 상당한 식견을 갖춘 인물들로, 약에 의존하지 않고 병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 · 실행하고 있다. 이들은 침, 한방, 자율신경면역요법, 식생활 관리를 포함한 생활지도를 기본적인 치료방법으로 활용하며, 약은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서 사용하고 있다.
어떤 치료방법을 사용하든, 기본적인 원칙은 인체의 면역력을 신장시켜, 스스로 병에 대응할 수 있는 인체의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5명의 의사 중 한 사람인 미즈시마 다케오는 만성 진환들을 총 망라해서, 각각의 질병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백혈구 자율신경지배 법칙(후쿠다-아보 이론)’에 입각해 설명을 하고, 각각의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또한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는 ‘손끝누르기’나 ‘반짝반짝 별보...기’체조 같은 방법도 제시되고 있는데, 이런 간단한 방법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그 설명이 대단히 흥미롭다.
어쨌든 환자들이 실제로 ‘자율신경면역요법’을 통해 어떻게 상태가 호전되고 완치되었는지, 여러 가지 사례가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의학적 사고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백혈구 자율신경지배 법칙(후쿠다-아보 이론)’의 관점을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